흥덕왕대에 모량(경주)에 사는 손순이라는 사람이 노모와 아내 그리고 어린 아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 집이 너무 가난해 어머니를 위한 밥만 겨우 챙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에게 유일하게 있는 아이 녀석이 매일 같이 노모의 밥을 빼앗아 먹어, 아내와의 의논 끝에 아이를 땅에 묻기로 한다. 손순은 아내와 함께 아이를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 아이를 묻을 땅을 파는데, 그 곳에서 석종이 나와 나무에 걸어 보니 그 소리는 마치 천국의 소리처럼 아름다웠다. 하여 손순과 아내는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아이를 다시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석종을 집에 걸어두고 매일같이 치니 그 소리가 궁에까지 들려, 흥덕대왕이 듣게 된다. 이 사유를 알게 된 흥덕대왕은 지극의 효심에 감동하여 손순에게 집 한 채와 매년 벼 50석을 내려 편히 노모를 모시도록 했다. 후에 손순의 노모가 돌아가신 뒤에는 살던 집을 ‘홍호사’라는 절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