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2월. 스물여섯 살 최창아 씨의 해외 출장 준비가 수상하다. 출장지는 극비사항, 준비물은 마우스피스 뿐. 더구나 신분증과 주민등록증은 모두 사무실에 두고 가라는 지시. 여권은 개인적으로 소지하지 않으며, 외부 그 누구와도 연락하지 말라는 이상한 출장 지침. 창아 씨는 바로 안기부 최초의 여수사관이다. 이 출장 계획은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린 ‘그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대한항공 858기가 버마 랭군 상공에서 실종됐습니다.’ KAL858기엔 중동의 건설 현장으로 돈을 벌러 나갔던 우리나라의 많은 근로자들이 탑승해 있었다. 열사의 땅에서 고된 시간을 보내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날 기대에 부풀어 있던 가장들의 귀국행 비행기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중간 기착지인 아부다비에서 하차한 열다섯 명의 신원과 행적을 조사하던 중, 수상한 동선으로 움직인 두 명의 승객이 포착된다. 일본 여권 소지자인 하치야 신이치, 하치야 마유미. 외무부는 긴급히 일본에 신원 조회를 요청하는데... 이들이 숨기려고 했던 진실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여객기를 노린 초유의 비행기 테러 사건. ‘그날’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꼬꼬무에서 집중 조명한다.